가슴 아픈 이야기
나는 엄마다.
부비디바비디
2011. 5. 8. 08:15

[TV리포트 황인혜 기자] 중증 근무력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변혜정(41)씨의 사연이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7일 방송된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는 두 아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며 직접 출연 신청을 했다는 변혜정씨가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올라 감동을 선사했다.
변씨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의 숫자가 줄어 생기는 병인 중증 근무력증 환자로 8년째 투병 중이다. 근력 약화로 서있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천식을 비롯한 각종 복합병증을 앓고 있어 산소 호흡기를 의지해야만 하는 상태. 그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선고에 더 몸이 힘들기 전에 아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싶어 신청했다"고 출연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남편 송영민(50)씨는 "처음에는 '스타킹'에 출연해 노래까지 부른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80세 노인 수준의 폐활량이라 자기 스스로 숨을 쉬면서 살아가는 것도 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변씨의 고집을 꺾지 못했고, 결국 담당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대비해 모든 준비를 해놓은 상태에서 녹화를 진행했다.
변씨는 결혼 전 좋아하던 노래라며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를 한 소절 한 소절 힘겹게 불렀다. 강호동을 비롯해 출연자들과 방청객들은 힘든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는 변씨의 모습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특히 변씨의 아들 송재원(14)군과 송승원(12)군은 엄마의 모습을 본 소감을 묻자 "예뻐요", "자랑스러워요"라고 답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일찍 철이 든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에 변씨도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변씨는 "둘째 승원이가 하느님이 나랑 형이랑 아빠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엄마를 이렇게 아프게 하고 낫지 않게 하는거냐며 서럽게 울면서 세살 때부터 돈을 많이 벌겠다고 하더라. 나 때문에 아이들의 꿈이 절박한 쪽으로 바뀌는게 아닌가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8년 동안 든 치료비만 무려 8억 원이라는 변씨는 "보증금이 없어 이사를 못갈 정도였다. 가족들을 정말 사랑하지만 더는 안 되겠다 싶어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막내가 엄마만 있으면 방 한 칸이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말에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며 "우리 아이들이 더 클 때까지 있어줘야겠다는 생각에 그때 위기를 넘기고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변씨는 은지원의 팬이라고 밝혔다. 위험한 수술을 앞두고 은지원의 '만취 인 멜로디'를 틀어달라고 신청했을 정도로 열혈 팬인 변씨는 은지원의 라이브에 환한 미소를 지었고, 그 모습을 본 승원군은 울음을 터트렸다. 오랜만에 많이 웃는 엄마를 보니 기쁘다는 승원군은 "나보고 웃을 때 빼곤 늘 아팠잖아"라며 울먹여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변씨를 가쁜 숨을 내쉬며 "아이들 처음 안을 때 다른 걸로 기뻐하지 않았다. 품에 안았다는 것만으로 소중하고 감사했다. 공부 못하는거 솔직히 속상하지만 건강하게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으면 좋겠다. 지금 살아있다는 것, 오늘 같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변씨는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띄웠다. 그는 "결혼할 때 바닷가에서 아이들하고 행복하게 사는게 꿈이라고 그랬는데 그 꿈 뺏어서, 줄 것 없는데도 당신 붙잡고 있어서 제일 미안해요. 다음에 태어나면 건강하고 부자로 태어나서 당신이 뺏겼던거, 나 때문에 잃은거 다 찾아줄게요. 미안하고 고맙고 말할 수 없이 사랑해요"라고 읽어내려갔다.
사진=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