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치킨과 맥주찾는 당신...야식증후군?
시원한 생맥주 한잔과 고소한 치킨이 생각나는 계절인 여름 밤은 길기만 하고 야식의 유혹은 커져만 간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야식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야식증후군'이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량이 하루 전체 식사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일컫는 것으로 이는 비만은 물론 고혈압ㆍ당뇨 등의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어 가장 경계해야할 생활습관병이다. 특히 뜨거운 한낮보다 저녁 시간대 활동량이 늘어나는 여름에는 야식도 덩달아 늘어나기 쉬워 매우 주의를 요한다.
▲야식증후군, 그 원인과 증상
단순히 밤에 많이 먹는 생활습관 정도로 치부됐던 야식은 1955년 미국의 앨버트 스턴커드 박사가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 이란 이름으로 공식발표하면서 미래형 질병으로 인정받고 있다. 야식증후군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량이 하루 전체 음식 섭취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불면증을 동반해 나타날 때를 일컫는다. 이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먹더라도 아주 적은 양을 먹고 점심식사도 대충 먹다가 저녁만 되면 식욕이 늘어나 많은 양의 식사를 한다. 수면패턴도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로 먹지 않으면 잠들기 어렵고, 설사 잠들더라도 자다가 깨는 횟수가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이 된다. 습관적인 야식은 한밤중에도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고, 이로 말미암아 자율신경계가 깨어나면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감소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생체 리듬이 깨어져 야식을 하지 않은 날에도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원인으로는 심리적인 요인이 첫번째로 손꼽힌다. 각박하고 바쁜 현대인의 생활이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부르고 이런 우울감을 밤에 먹는 것으로 달래다보면 야식증후군으로 굳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직장인들의 잦은 야근도 야식습관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는데 야근을 하면서 출출함을 달래기위해 혹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기 위해 간식을 먹다보면 밤에 먹는 것이 습관화된다.
잦은 저녁모임이나 회식도 야근 못지않은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런 자리에서는 술이 곁들여지게 마련. 알코올은 위액분비를 자극해 식욕을 높이게 되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에서 먹을 것에 탐닉하고, 이런 횟수가 잦아지면 어느덧 밤만 되면 먹을 것을 찾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지게 된다.
▲야식증후군은 만병의 근원
야식증후군이 일으키는 가장 직접적인 질병으로는 역류성 식도염 등의 소화장애가 손꼽힌다. 식도는 음식물이 입에서 위장으로 넘어가는 통로인데 식도를 거쳐 위로 넘어갔던 음식물이 위산과 함께 다시 식도로 넘어와 약한 식도의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역류성 식도염이라 한다. 늦은 시간에 음식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산이 식도를 자극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야식으로 먹는 음식이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이라면 소화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기름진 음식은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역류 기회를 제공한다.
야식의 가장 큰 위험성은 비만에 있다. 낮에 먹는 음식의 칼로리는 활발한 신체활동으로 인해 많이 소비되지만, 밤에 먹고 바로 자버리면 이 칼로리는 쓰일 곳을 찾지 못하고 고스란히 체내 지방으로 축적되게 된다. 야식증후군으로 인한 수면장애 자체도 비만의 원인이 된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포만감을 뇌에 전달하는 호르몬인 렙틴이 줄고,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 그렐린이 늘어나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기 때문이다.
비만은 비만 자체로도 문제지만 고혈압ㆍ당뇨ㆍ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특히 내장에 지방이 많이 축적된 복부비만은 당뇨와 고혈압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므로 위험하다.
이렇듯 과거에는 각각의 질병으로 여겨졌던 각종 성인병은 이제 모두 꼬리에 꼬리를 물고 깊은 연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비만은 각종 성인병의 뿌리가 되고, 잦은 야식은 비만의 주범이라는 점에서 야식증후군은 더욱 조심해야할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야식의 유혹을 떨치려면?
야식의 백해무익함은 잘 알면서도 한번 야식에 길들여지면 습관을 고치기가 어렵다. 야식을 없애려면 다양한 해결책을 총동원해야한다.
먼저 스트레스나 야근,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 우울증 등 야식의 여러 원인 중 자신의 원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여 체크하고 원인 자체를 없애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또한 ▲아침 꼭 챙겨 먹기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하지 않으며 ▲야근이나 저녁모임 등을 최소화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고 ▲칼로리가 낮은 음식 선택 ▲스트레스를 풀고 ▲낮잠을 습관화하지 않고 ▲마지막 음식섭취는 저녁 8시 이전에 ▲집안에서 먹을 것을 먹는 장소는 식탁 앞으로 한정시킨다 등을 실천해야한다.
한편 생활습관 교정으로 야식증후군이나 비만이 개선됐다해도 이미 고혈압이나 당뇨가 생겼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