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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깨서 펀드 부어도 될까

부비디바비디 2007. 5. 28. 22:50
쿠키 경제] 회사원 김희정(29·여)씨는 요즘 적금 통장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잦아졌다. 최근 증시 활황으로 “가입한 펀드 수익률이 10%를 넘었다”는 동료의 자랑을 듣고 나니 자신의 적금 통장이 초라해 보여서였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한 저축은행에서 매달 82만원씩 부으면 연 5.5% 금리로 1000만원을 모을 수 있는 1년 만기 적금에 가입했다.

김씨는 28일 “당시 시중은행의 1년짜리 적금 금리가 3∼4%인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금리라고 판단해 가입했다”며 “지금이라도 적금을 깨서 적립식 펀드에 부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적금 가입자 가운데 중도해지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는 올 1∼4월 정기적금을 중도해지한 건수가 8만422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만4647건보다 13% 늘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11만4542건이 중도 해지해 지난해 같은 기간(9만7287건)에 비해 중도해지 건수가 18%나 급증했다.

국민은행은 전체 적금가입 건수가 지난해 4월 44만5000계좌에서 올 4월 37만4000계좌로 큰폭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 1∼4월 해지건수는 33만15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만6724건보다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다.

정기적금은 줄어드는 반면 적립식 펀드는 늘어났다. 최근 치솟는 증시에 힘입어 펀드 수익률이 크게 높아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적립식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지난해 12월말 2조5565억원에서 올 4월 2조5318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적립식 펀드 잔액은 3조8635억원에서 5조5761억원으로 44%나 증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적금 중도해지는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한은행 김은정 재테크 팀장은 “만기가 가까워진 적금을 깨면 연 4%대의 금리가 1∼2%대로 대폭 줄어드는 만큼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박승안 강남PB팀장은 “종자돈은 로또처럼 투자를 통해 당첨되는 것이 아니다”며 “3∼5년까지 가져갈 수 있는 여유자금이라면 펀드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기적금에 그대로 묻어두는게 낫다”고 충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