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화성 부녀자 연쇄 실종 100일, 미궁 속으로

부비디바비디 2007. 4. 16. 16:24
화성=뉴시스】 "나온게 없어서 말해줄 것이 없다. 답답하다. 사실 뜬구름 잡기 수사다" 경기 화성 부녀자 연쇄 실종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 경찰관의 답답한 심정을 담은 답변이다.

오는 19일로 경찰의 화성 부녀자 연쇄 실종사건의 공개수사가 시작된지 100일을 맞지만 사건은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목격자와 신빙성 있는 제보는 물론이고 실종자의 유류품마저도 발견되지 않고 있어 수색작업과 탐문수사에만 매달리고 있다.

연인원 5만여명을 동원한 수색작업과 3만여건의 통화내역 분석 등 저인망식 수사와 최고 5000만원의 신고보상금까지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단서는 없는 실정이다.

▲부녀자 3명 잇따라 실종...비봉면에서 모두 휴대전화 끊겨 지난 1월 3일 오후 5시30분쯤 화성시 비봉면 양노리에서 A기업 경리계장인 박모씨(52)는 회사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실종됐다.

박씨가 귀가 하지 않자 이튿날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 확인 결과 비봉면 양노리에서 박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해 12월24일에는 노래방 도우미 박모씨(37)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서 친구와 통화 후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 부근에서 휴대전화가 꺼진 채 사라졌다.

같은달 14일에도 비봉면 자안리에서 노래방 도우미 배모씨(45)가 실종됐다.

화성에서 실종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1월 7일 오후 5시30분쯤 여대생 연모씨(20)가 수원시 금곡동 자신의 집 근처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뒤 실종됐다.

박씨 등 3명은 모두 화성시 비봉면 자안리 일대 반경 2㎞ 이내 지점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뒤 연락이 두절됐다.

모두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 태안읍에서 15?20㎞ 떨어진 곳이다.

▲100일 수사에 단서 '제로'...미궁 속으로? 경찰은 수사본부가 본격적으로 차려진 지난 1월 9일부터 하루 5개?10개 중대 병력을 동원,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화성 비봉면 양노리, 자안리 기지국과 비봉TG 주변을 중심으로 39번국도, 306번 지방도, 서해안.영동.제2경인 고속도로 등 실종자의 예상 동선 주변에 대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100일동안 투입된 경찰 인원만 총 567개 중대 5만여명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여성 속옷, 화장품 등 183점의 물품을 발견해 여성신발 등 82점을 국립과학 수사 연구소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지만 모두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원한과 금전관계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신고 보상금을 2000만원에서 최고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예상 이동로 주변에 현수막을 설치해 제보를 유도했으나 현재까지 접수된 제보는 84건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10여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빙성이 없는 실정이다.

실종자들이 이동 가능한 동선을 중심으로 방범 및 교통 CCTV, AVI(교통정보 수집장치) 중복 통과차량 4000여건에 대해 집중 수사하는 한편 기지국 주변 통화자, 관련자 주변 인물 등 3만여건에 대한 자료를 분석했지만 용의선상에 올릴만한 인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수사 방향 경찰은 화성으로 집중돼 있던 수색 작업의 범위를 인접한 평택과 용인, 안산, 시흥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천안과 당진 등 충남 5개 경찰서와 인천 남동경찰서 등과 공조수사를 통해 실종자 수색에 나선다.

또 수원과 화성, 군포지역 등에서 발생한 유사수법 피해사례에 대한 자료를 찾는 한편 노래방 도우미들 중 비슷한 피해를 당할 뻔한 경험이 있는 도우미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주요 도로에 대한 목검문을 실시해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범죄 예방에 대해서도 집중하고 있다.

군포경찰서에 차려진 수사본부에 기존 200명의 인원을 77명으로 줄이는 대신 수사요원을 정예화해 실종사건 수사에 전력토록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빙성 있는 신고와 제보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건의 해결을 위해 시민들의 제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