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최 부장은 성공한 컨설턴트로 기러기 아빠가 된 이후 주위 사람들이 혼자 있는 그를 자주 불러주어 자연스레 술자리가 늘어났다.
키 174cm에 몸무게 95kg의 목이 짧은 비만형으로, 최근 골프장에서 수 분 이상 걸으면 좌측 가슴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비만에 의한 증상으로 생각하고 더욱 운동에 임하였다. 회사 사람들과 등산을 다녀온 지 3일 정도 후에 우측 팔·다리가 힘이 빠지고 얼굴 마비 및 말도 어눌해지는 뇌졸중 증세로 응급실로 내원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그는 1시간 뒤 마비가 풀려 뇌졸중으로 발전되지는 않았다. 입원 뒤 시행한 검사 상 심장 기능이 33%로 정상인의 1/3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폐동맥 고혈압 증세도 관찰 되었다. 좌측 경동맥 혈관은 40% 정도 막혀 있어서 추후 재발을 막기 위해 항 혈전제를 투여하였다.
성인병보다 더 무서운 수면무호흡
그럼 무엇이 이렇게 젊은 최 부장의 심장과 뇌를 망가뜨렸단 말인가. 대부분 이런 환자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술, 담배, 나이 등이 주원인으로 최 부장도 그 중 몇 가지의 성인병을 갖고 있으며 술과 담배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외에도 최 부장이 또 하나 가지고 있던 질환이 바로 코골이, 즉 수면무호흡 증세가 주원인이었다.

그는 평소에 코를 곤다는 이야기를 주위 사람에게 들었지만 수면 중 숨이 멈추는 무호흡 증세가 있다는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상 시 개운하지 않고, 가끔은 머리가 맑지 않고 띵한 느낌으로 출근한 적도 많았으며 오후에 심한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수면다원검사 결과는 놀라웠다. 단 한 번도 수면 중 호흡곤란이나 무호흡을 느낀 적이 없던 그는 한 시간에 무호흡이 68번 이상 되고 그로 인해 수면 중 산소 포화도가 72%(정상 95%)까지 떨어지고, 뇌파도 한 시간에 73회 흥분된다는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매일 밤 지속되었던 산소 저하는 저산소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폐동맥의 고혈압을 유발시켜 심장의 부담을 매일 악화시켰고, 그로 인해 심장 기능이 정상인의 30% 밖에 되지 않는 심부전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 최 부장의 경우에는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무호흡 증세가 악화되었고, 다른 위험인자 치료에도 소홀히 했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심장과 뇌혈관에 대한 치료를 받은 최 부장은 2개월에 걸쳐 체중 조절과 지속적기도양압술(CPAP)을 시행하여 혈압을 낮추었고, CPAP을 사용한 이후 심장과 뇌가 눈에 띄게 건강해지고 특히 오후 피로감이 사라져 활동적인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다.

숨을 멈추지 않는 수면무호흡

또다른 사례를 보면, 50세 중년 여성이 수 년 동안 만성두통으로 고생하고, 최근에는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어 MRI검사를 하고 싶어 병원을 방문했다. 이 환자는 수년 째 오전부터 저녁까지 머리가 띵하면서 맑지 않고 어찔어찔하며 자고 나면 오히려 더 개운치 않은 양상이었다.
환자는 MRI를 원했지만 오히려 수면다원검사를 권장했고, 그 결과 심한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산소저하와 피로 누적에 의한 두통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었다. 수면무호흡이 너무 심하면 아예 기도가 막혀 코고는 소리도 없어지므로 환자나 일반 의사들이 단순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구별하기가 어렵다.

코는 골지만 숨은 멈추지 않는다고 수면다원검사 없이 단순코골이로 생각하고 진단을 받지 않거나, 간단한 코골이 수술을 해 달라고 의사에게 강요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끔 코를 골면서 다음과 같은 증세가 있으면 일단 단순 코골이가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야한다.


심한 수면무호흡, 부정맥과 뇌졸중의 원인

코골이는 일반인의 30~40%에서 나타나는 소견이므로 가볍게 고는 코골이는 일반인에게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가벼운 코골이라도 위의 증상들이 있다면 코골이가 야간 수면을 방해해서 발생하는 증세인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산소 포화도가 감소되고 그로 인해 심하면 심장의 부정맥과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의학 보고에 의하면 단순 코골이도 수년 뒤에는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초기에 치료를 권장하는 추세이다.
그래서 혈압이 있거나, 뇌졸중의 가족력이 있고 가족 전부가 코를 골거나, 심장 질환, 당뇨 등의 성인병을 가진 사람이 코를 곤다면 꼭 치료를 받아 뇌졸중과 심장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소아도 10세 전에 코골이 치료를 받으라고 권장하는데, 아이들이 코를 골 때 호흡이 곤란해서 주로 입을 벌리고 자는 경향이 있고 입을 벌리고 자면 과도하게 턱 근육이 사용되어 턱 발달에 저하가 오기 때문이다. 여자 아이인 경우 턱이 작으면 미용상에도 문제가 되므로 턱 형성이 끝나는 10세 전에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행동 치료, 수술 치료, 지속적기도양압치료(CPAP), 구강 내 장치 등이 있지만 가장 확실하고 심혈관 질환의 합병증을 막는 것으로 입증된 유일한 치료는 지속적기도양압치료이다.

비수술적 치료로 사용되는 CPAP은 수면 중에 코를 통해 공기를 불어 넣어 주어 호흡을 유지해 주는 기구이다. 외국의 경우 수술은 재발율이 높은 등의 문제로 의료보험이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지속적기도양압치료의 경우에는 완치율이 100%에 달해 의료보험이 지급된다.



수면무호흡증 자가테스트
① 코를 가끔 곤다. ② 입을 벌리고 잔다.
③ 야간에 소변으로 인해 자주 깬다.
④ 자고 나면 입이 말라 있다.
⑤ 오전에 머리가 띵하거나 두통이 있다.
⑥ 하루 종일 머리가 개운치 않다.
⑦ 가끔 낮에 이유 없이 어지럼 증세가 있다.
⑧ 오후에 피로를 많이 느낀다.
⑨ 잠깐이라도 낮잠을 자면 개운해져서
자주 낮잠을 자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⑩ 혈압이 있다. ⑪ 위염이 있다.
⑫ 부부 관계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Posted by 부비디바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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